가장 바람직한 해열방법은 몸 식히기
얼마전 어린이집에 다녀온 첫째가 낮부터 갑자기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밤이 되니 이내 39도 까지 열이 치솟았다. 놀란 나머지, 우선 미국에서 받아온 효과좋다는 해열제인 애드빌을 먹였다. 이제 4세이지만, 벌써 돌 전부터 먹였던 해열제라 안심하고 있었는데, 어쩐일인지 별로 효과가 없었다. 나중에 진단받은 바로는 '바이러스성' 감염이라고 하는데, 바이러스로 인해 몸 속 항체가 싸우는 과정에서 몸이 뜨거워져 열이 나는 것이었다.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은 몸 스스로가 바이러스에 대해 저항력을 가지고 싸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몸의 자연스러운 현상을 강제로 억제하다 보면, 오히려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애들이 열이 나면 왜 굳이 열을 식혀 주려고 해야 할까? 바로, 고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을 해소시키기 위해서이다. 보통 39.5도 이상의 온도가 오랫동안 지속되게 되면 뇌에 손상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그 이하라면 (몸이 견디는 범위 내에서, 또 장기간 지속되지 ㅇ낳는다는 전제하에) 굳이 억지로 열을 내리기 위해 해열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경험해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38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 어른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정도로 무기력해지고, 아프다. 갸냘픈 아이가 38도 이상의 고열로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라도 몸의 열을 식혀주고 싶다면, 미지근한 물을 손에 뭍혀 아이의 이마나 목, 등, 겨드랑이, 사타구니, 다리를 찰박찰박 적셔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예전엔 수건으로 아이의 온몸을 닦여주었었는데, 열이 떨어지지 않아 계속 수건으로 몸을 닦여 주니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발견했다. 또 물이 금방 증발되 버려 해열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손에 물을 뭍혀 몸에 발라주니 두가지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다. 이정도만 3~5회정도 시행하면 아무런 해열제를 쓰지 않아도, 39도 체온이 금방 38도까지는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어쩔수 없이 해열제를 써야할 때
이번에 알게 된 바로는 해열제는 크게 두가지 종류이며 두가지를 병행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하나만써도 해열효과가 좋을 경우에는 두가지를 궂이 사용할 필요는 없다. 약이니 만큼 많이 쓸수록 몸에 좋을건 없다는 것이다. 우선 먼저 두 가지중 약한것 부터 소개하자면, '부루펜' 계열의 해열제이다. 우린나라에서는 한미제약에서 출시한 '맥시부펜'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다른 약들도 일부 있다).
맥시부펜이나 부루펜 시럽등의 부루펜 계열의 약은 보통 증상에 따라 4~6시간 간격으로 복용가능하고, 24시간에 최대 4회까지 복용가능한 약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다복용시 위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맥시부펜은 포도향이 나는 분홍색 물약이다. 아이 몸무게별 섭취량은 약 안내문에 나와 있다.
해열제도 듣지 않을 때
첫번째 해열제가 잘 듣지 않으면, 이번엔 조금더 센 약인 '타이레놀'계열의 해열제를 쓰면 된다. 타이레놀의 경우 부루펜 계열의 약과 병행복용할 경우,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보통은 복용후 2시간 텀으로 부루펜 계열의 해열제를 복용하면 된다. (동시에 두 약을 같이 복용하면 안된다). 대부분은 아무리 고열이라도 이정도로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잡힌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이보다 더 심각한 경우였다.
참고로, 일반적으로 해열제는 한번따면 한달이상 보관하기 힘들기 때문에 (세균감염) 가능하면 포단위로 포장되어 있는 해열제를 추천한다. (아이가 3명이상이라면 병으로 된 해열제를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
고열로 응급실로 가야할 경우
두 가지 약을 병행 했음에도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39.5도에서 1도정도 떨어진 38.5도정도로 머무는듯 하더니 갑자기 5분사이에 열이 다시 39.5도로 올라갔다. 금방 40도를 넘어서자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해열제를 먹이지 않았다면, 오히려 괜찮았겠지만 이미 더이상은 취할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열은 더욱더 치솟아 올랐다. 결국 40.2도에서 응급실로 가기로 결정을 내렸고 급히 아이를 차에 싣고 응급실로 향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응급실은 아이들로 넘쳐났다. 대략 2시간 가량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좌절했지만, 우선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우선 응급실에 가면 대부분 아이들의 열상태에 따라 위중함에 따라 판정을 내려 대기시간이 길어지기도 하고 금방 처방을 받기도 한다. (응급실의 순서는 선착순이 아닌 위중한 순서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아이의 열은 대단히 일반적인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30분정도 대기중에 아이의 열이 내려갔고, 이내 거의 38도까지 떨어지며 미열 수준까지 안정이 되어, 진료를 취소하고 귀가하게 되었다.
고열시에는 부드럽고 잘 소화되는 음식만 먹이자.
체하면 엄청난 고열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해열제를 두 종류 모두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열이 치솟았던건 다름아니라 점심때 먹었던 음식 때문에 체한 것이었다. 열이 많이 날때는 소화기관도 약해져 있어서, 평소에도 잘 소화되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쉽게 체할 수 있다. 체하면 열은 순식간에 치솟아 오른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우리아이가 열이 나면 위의 순서에 따라 조치를 취하면 되는데, 가능하면 약을 사용하지 않고 몸의 열을 식혀주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고열이라면, 몸을 식혀주는 동시에 해열제를 처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응급실은 최후의 수단으로 가는 것으로 하면 되겠다.
최근에 열감기가 유행한다고 한다. 보통 한번 아프면 일주일은 꼬박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독감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 한 4일정도를 38~39도를 한참 헤매었다. 하지만, 39.5도 이하만 유지한다면 보통은 그 이상 고열이 지속되지는 않는 것 같다. (다른곳에 염증이 있는 경우는 근본적인 염증유발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열이 계속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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