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야, 그거 하라 그랬어 하지 말라고 그랬어? 어? 대답해!"
어느 순간부턴가 아이들이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정리해라, 일찍 자라, 밥 먹을 때 돌아다니지 마라, 내가 집에서
아이들에게 하는 말의 90%는 잔소리다.그러다가 개선이 안 보인다
싶으면, 엄하게 엄포를 놓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한다.
언제부턴가는 아이들이 나한테 칭찬받고 싶어서 "아빠 나 이게
했는데 잘했지?"라고 다가오는데, 처음에는 훈계의 효과인가
싶다가, 요즘 드는 생각은 내가 너무 아이들 감정을 억합하고
있는 건 아닌가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자기감정을 표현하기 보다 부모 눈치를 본다?
우리 아이들은 천성적으로 착하고, 남한테 싫어하는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다.
(이건 유전인가 보다)
그래서 밖에 나가면 항상 다른 아이들한테 장난감도 뺏기고 다투는 상황이 생기면 항상 양보를 한다.
그런 점도 항상 못마땅한 점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당당하게 뺏어와~, 니껄 왜 뺏기냐,
아닌 건 아니라고 당당하게 얘기해!"라고 주문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집에서 내가 아이들한테 요구하는 것과 바깥에서 요구하는 게 서로 상충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집에서 부모에게는 감정을 숨기고, 밖에서는 다른 사람에게는 감정을 표출하라고 한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도록 하자.
식당에 가면 떠들고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부모들이 있다.
나는 정말 그런 부모들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물론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그런 아이들은 반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하고 항상 자신감과 자존감이 넘친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적어도 '내 자식을 누가 뭐래~'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이의 자존심과 본인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하게 해 준 점에 대해서는 오히려 장점이 있다.
거꾸로 지금 우리 집 상황을 보면 너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억압한 나머지,
밖에서조차 해야 할 말을 잘 하지 못하고, 무조건 남에게 양보하면서 다른 사람 눈치를 보는 아이로
키워질까 봐 겁이 난다.
나도 생각해 보면,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라고 맞이이다 보니 부모한테 칭찬받는 방법을 알고,
이렇게 하면 부모님께 칭찬을 받겠지 하면서 눈치만 보고 자란 게, 지금 중요한 순간, 불합리한 순간에
올바른 소리를 서스름 없이 논리적으로 당당하게 말해 내는 게 상당히 어렵게 느껴지는 원인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부터는 아이들이 짜증 내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시간을 좀 줘볼까 한다.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지만, 그런 시도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천지차이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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