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우주선인가? 놀이공원? 아니면 연구소?
용도가 가늠이 되지 않는 건축물들이 종종 있다.
특히나 곧 이륙할 것만 같은 우주선 몸체 같은 외형을 가졌는데,
당연히 과학기술이나 미래를 주재로 한 테마파크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어르신들은 항상 말씀하셨다.
사람 외모로 판단하는 거 아니다~
전곡 선사박물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도저히 선사시대가 연상이 되지 않는 외모를 가진 건물이다.
첨단과학기술 엑스포라면 더 잘 어울릴까.
어쩌면 담고 있는 내용을 연상할 수 있는 건물보다는
전혀 뜻밖의 내용물을 담고 있는 건축물이 더 매력 있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XTU가 설계한 전곡 선사 박물관은
2013년도 개관 이후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인 선사 박물관임에 틀림없다.
사실 XTU는 프랑스 건축가로 이미 세계에 많은 유명한 작품들을 남기고 있는 건축가다.
특히 이들은 공사비가 많이 드는 비정형 곡선 디자인을 실험적으로 많이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한국 특유의 건축주 입김(?)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채로 왠지 한국에 있어서는 안 될 것만 같은
모양을 가진 건축물이 바로 경기도 연천에 위치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안 가볼 쏘냐..
더군다나 담고 있는 내용물은 아이들에게 꼭 한 번은 보여줘야 할 것만 같은
아주 교육적인 콘텐츠인데 말이다.
발견하자마자 시동을 걸로 70킬로미터를 단박에 달려갔다.
물론 이런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박물관 정문까지는 차가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고
주차장은 박물관과 상당히 떨어져 있는 곳에 있어서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선사시대를 주제로 한 박물관인데, 차가 바로 앞까지 들어가는 건 좀 안 어울리기도 하겠다)
아주 추운 날이나,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약간의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주차장에서 박물관까지는 도보로 5분 정도가 걸리는 거리에 있다.
관람료는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가 운영시간이다.
진입하는 입구부터 포스가 남다르다.
딱 봐도 여긴 뭔가 있는 곳이구나 알 수 있다.
날씨가 맑았으면 건물이 더 드라마틱 하게 보일 텐데,
흐리니까 그 느낌이 조금 덜한 게 아쉽다.
건물은 쉽게 말해서 '이중외피'로 되어있다.
물컹물컹(?) 할 것 같은 외관을 만들기 위해서
내부 실과 외부 표면이 완전히 분리가 되도록 지은 건물을 말한다.
그래서 저녁이 되면 안에 불빛이 슬며시
저 구멍 사이로 비취게 되는데, 그 모습이 영롱함을 더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는 유독 외국 건축가에게 상이 후하다.
2012 한국건축문화대상
2014년 한국건축사협회 올해의 건축상
2015 대한민국 공공 건축상
무려 세 개의 건축 관련 상을 석권했다.
매표소가 있는 진입은 지하 1층으로 표기된다. (아마 가중평균 레벨상 상당 부분이 지하에 묻혀있다 보니 그런가 보다)
5번 구역에는 3D 영상(전곡리 사람들)을 볼 수 있다. - 뒤에서 사진으로 설명
1층으로 한층 올라가면 고고학 체험실과 상설전시실이 있다.
아까 와부에서 보았던 동글동글한 패턴이 건물 내부까지 그대로 들어와 있다.
1층의 뮤지엄숍은 전체 공간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뮤지엄숍은 동선의 마지막에 위치하지만 왠지 모르게 여긴 중간에 있다)
이제 한층 다시 내려와서 지하 1층이다.
건축을 하다 보면 늘 겪게 되는 딜레마.
콘셉트냐 기능이냐..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고 하면, 아마 이곳은 콘셉트를 고른 것 같다.
왜냐면 관람이 끝나면 건물의 외부로 나왔다가 다시 매표소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
아까 맡겨 놓았던 커피 가지러 다시 매표소로 들어간다
매 정각 20분짜리 3D 영상을 상영한다.
주제는 "호모에렉투스가 한반도에 왔는데,
뒤이어 한반도에 도착한 호모사피엔스에 전멸당한다."
뭐 이런 내용이다.
제법 잘 만든 영상이다.
애들한테 관람석에 장애인 공간 설치 기준에 대해 설명해 준다..
이것도 직업병
아빠 화장실인데 사진은 왜 찍어?
어... 이것도 직업병이야..
근데 꼭 화장실을 SUS로 했어야 하는 이유를 건축가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이제 외부공간을 둘러본다
아까 말했듯이 이중외피다..
전곡 선사 박물관 느낀 점
1. 랜드마크 건물이다. 건축하는 아빠들 꼭 한 번씩은 와보자
2. 아이들은 건축에 별 관심 없다. 근데 전시장이 한 번은 애들이 꼭 한 번은 볼만하다.
3. 가급적 추운 겨울보다는 봄 가을이 방문하기에 제격이다 (실외공간이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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