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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건축

대형 건축사 사무소에서 독립한 형들은 무얼 하고 살고 있나 - (5) 진짜로 자기일을 하고싶다면 오픈하라.. (노드아키텍스건축사사무소 최광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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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설계본부에서 비록 같은 팀으로 일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는

가장 빨리 건축사를 따고, 제일먼저 오픈한 형이 바로 '노드아키텍스건축사사무소' 최광호 소장이다. (이하 광호형)

광호형은 2014년에 오픈해서 지금까지 12개 정도의 준공작을 마무리 짓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분이다.

그리고 내가 아는 광호형은 일도 열심이지만, 가정생활도 모범적으로 하는 크리스찬이시기도 하다.


(오픈한 형들 중에 크리스찬이 많은 편인데, 다들 오픈하고 부터 새벽기도를 그렇게 많이 다닌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5년 12월..광호형이 오픈 2년차였던 때다. 석촌호수근처에 오픈했다고 해서 조용히 찾아가 봤는데,

그때는 어떤 다른 형과 사무실을 공유하면서 이제 막 일을 시작하기 시작한 새내기 건축사무소 였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설계를 떠날때 지금부터 새롭게 하고자 하는 일이 나중에 혹시라도 다시 설계로 돌아오면 다 써먹을 수 있겠죠?"

라고 물었는데, 형은 아마 다시 써먹기 쉽지 않을거란 얘기를 했었던듯 하다. (그때 당시는 광고기획사로 진로가 정해져 있던 터라

형은 아마 광고기획을 건축설계일에 접목하기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던듯 하다)

4년이 지난 지금, 형은 어렵지만 여전히 건축설계일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지금은 직원 2명을 거느린 사장으로 말이다.

오늘 형이 했던 말중에 기억에 남는 말들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세상에 정말 설계 잘하고 게다가 열심히 치열하게 설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설계시장은 좁다. 게다가 어마어마한 레드오션이다. 나는 이렇게 받아들였다. 하고싶어하는 사람은 많은데,

파이는 작다는 것이다. 아무리 내가 잘해도 결국 다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지지고 볶고 경쟁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란걸 말한다. 물론 알고 있던 사항이다.

물론 설계는 죽을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대기업에 있다가 정년이 다해 나오더라도, 계속 죽을때가지 할 일은 있을 것이다.

최근에 하던 고민의 핵심은 내가 과연 계속 나이들어가면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무엇일까..

나의 가설은 설계였다. 하지만, 광호형의 말은

"정년에 할 걱정은 그때가서 하라는 것"

어찌보면, 대책없는 말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 말이 맞는 말이다.

정년퇴직하고 할일이 없어서 밥굶어 죽었다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심지어, 정년이후에 경제적으로 극심한 어려움에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

어찌보면, 지금으로부터 거의 15년~20년 이후의 일에 대해 너무 빨리 걱정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발주처에 있던, 설계사에 있던, 건설사에 있던, 본인이 하는 일의 경력이 어느정도 쌓이면,

일할 수 있는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지속적으로 일을

해 나갈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말도 했다.

설계사무소 오픈은 정말 남의 일이 아닌 자기일이 하고 싶다면 해볼만한 일이다.

하지만, 설계만이 자기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사실 이 부분이 오늘의 하이라이트다.

설계사무소의 로망은, "나의 일을 한다." 였는데,

꼭 설계에서만 자기의 일을 찾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연장선으로 나중에 은퇴후에 관련사업을 할 수도 있고

어떻게든 밥 굶으란 법은 없다는 것이다.

2014년 방문때처럼 광호형은 최근에 했던 프로젝트의 스캐치업파일과

다른 건축사무소들과 PT에서 설계권을 따냈던 발표자료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일을 따냈는지, 발주처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었는지 말해 줬다.

지난번에 강민이형을 방문했을때도 느꼈지만,

사업하는 사람들 시간은 정말 금이다.

시분을 쪼개서 사용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늘 한시간을 다른사람과 얘기하면,

결국 그 한시간만큼 더 야근을 하든, 주말에 일을 하든, 아니면 그만큼 할 수 있는 일을

포기하든 해야 한다.

광호형은 주로 교회와 주택을 많이 해 왔다 .

오늘 만남에서도 중간에 '권사님'과 신발장 문제로 잠깐 통화하는걸 들었다.

신발장 사이즈 결정하는것 하나까지도 건축주와 협의해야 하는게 건축가의 일이다.

처음 자기일을 시작하면 접할 수 밖에 없는 일이 바로, 소규모 근생과 주택이다.

앞으로는 기업체 일도 더 하고 규모도 더 키워나가야 할 거란 말로 마지막으로

형과의 미팅을 마쳤다.


http://nodearchitec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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