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이 형과는 건축사무소 퇴사 동기 지간이다.
사실 형님의 권유(?)로 같이 퇴사를 했다고도 할 수 있는데,
당시 목적은 달랐지만 결과는 똑같이 퇴사였다.
그리고, 내가 몸담았던 네 회사 중 무려 두 군데를 형이 소개해 줬을 만큼
발이 넓은 사람이기도 하다.
형은 유명 건축사사무소 영업팀에서 오랫동안 몸담으면서
영업에 대한 기본 마인드가 몸에 배어있다.
형은 퇴사 후 바로 건축사무소를 오픈했고, 지금 4년째
비교적 큰 난항 없이 사무실 운영을 하고 있다.
현재 정식 직원은 두 명.. (원래 내 동기 한 명 포함해서 3명이었는데, 자기 사업한다고 나갔다고 한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
퇴근 후 형네 사무실에 들렀더니, 저녁 먹을 시간인데도 스케치업으로 올린 근린생활시설 모델을 가지고
열띤 크리틱이 한창이다.
저녁을 먹으면서 형한테 이런저런 고민 이야기를 하면서 건축설계에 대해 몇 가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이전까지 건축설계는 70 먹어서까지도 맘 편하게 할 수 있는 정년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꼭 그렇지마는 않다는 것이다.
40대까지야 의욕적으로 뭐든 할 수 있다고 하지만, 50이 넘어서는 결국 수주의 어려움이 극에 달할 수 있다는 점.
30부터 설계를 시작하면 10년 차인 40세부터는 혼자서 어느 정도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연차가 된다.
젊고 의욕도 넘치기 때문에 일이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50세가 넘어가면 건축주들은 여전히 젊고 말 통하는 사람들을
선호하게 때문에, 점점 일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회사를 적정규모로 키워서 스스로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사무소 유지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데, 회사를 규모 있게 발전 시 키가 좀 어렵겠는가.
결론은 50대에 대기업 명예퇴직을 하는 거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 오히려 대기업 명예퇴직은 위로금이라도 나오지만,
자기 사무실 운영이 어려운 50대에게 남는 거라곤 씁쓸함뿐일 것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닐 테고, 50 넘어서 빛을 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40부터 꾸준히 앞으로 10년 정도
사무실 운영을 하면, 어떻게든 대기업 보다 낫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
결국 건축사무소를 70까지 운영하는 방법은 회사를 키우고 수주를 할 수 있는 뭔가의 장치를 마련하는 길뿐이다.
'도시건축'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축법'에 따라 맞벽 건축이 가능한 경우 (서울시의 경우 포함) / 맞벽건축의 구조 (0) | 2019.05.16 |
---|---|
대형 건축사 사무소에서 독립한 형들은 무얼 하고 살고 있나 - (5) 진짜로 자기일을 하고싶다면 오픈하라.. (노드아키텍스건축사사무소 최광호소장) (0) | 2019.05.14 |
[건축 상세도 모음] - 천장마감 상세도 (0) | 2019.05.07 |
6.0미터 모듈안에서 화장실 계획하기 (8가지 타입) (0) | 2019.05.04 |
[건축 상세도 모음] - 벽체마감 상세도 (0) | 2019.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