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건물은 저마다의 용도에 맞게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따라 설계되고 지어진다. 용도에 따라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필요에 얼마나 적합한 지역에, 얼마나 적합하게 계획 되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는데 그러한 요소들 가운데 지배적인 요소들의 합산 값, 즉 구성 가치의 총합이 건물의 자산 가치인 가격으로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용도별 건축물의 가치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을 알아내고 실제 가격과 어떤 식으로 연동되는지를 알아내고, 또 유사 용도의 건물들 간의 가치를 비교해서 더 경쟁력 있는 건물을 더 경제적인 가격으로 취득하려는 것이다.
건물을 상대평가하는 것은 마치 유사 군의 제품들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성능이 좋은가 혹은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가 가장 우수한 제품이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 제품들을 상대평가하여 가장 좋은 제품을 고르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 조건은 가급적 비교 항목들을 줄여서 비교하고자 하는 평가항목을 단순화 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를 사려고 할 때, SUV와 세단을 두고 제품을 비교하기 보다 우선은 SUV냐 세단이냐 와 같은 상위 계열에 대해 먼저 의사결정을 하여 경우의 수를 줄여야 놓는 것이 좋다. 만약 SUV를 사기로 결정했다면 이제 SUV 차량들만 선상에 올려놓으면 비교 검증할 항목들이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비교 항목이 줄어들면 무엇이 중요한지 초점이 또렷해진다.
최초의 비교체 - '지식산업센터'
요즘은 '지식산업센터'라는 단어 자체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기어가 될 정도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설명하고자 하는 '건축물의 상대평가'를 연구하기 위한 최적의 상품이 '지식산업센터'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건물에 대한 상대적인 비교평가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많은 계획적인 데이터와 가격 데이터가 필요한데 필자에 있어 이러한 조건에 가장 적합한 건축물이 바로 '지식산업센터'였기 때문이다.
필자가 최초로 건축물을 투자의 대상으로 다루기 시작했던 용도는 이처럼 '지식산업센터'였다. 그때만 해도 지식산업센터 대출 비율은 80~90% 수준으로 소액의 실투자금만 있어도 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에, 선택의 신중함이 다른 상품에 비해서 덜했다. 따라서, 선택과 계약이 신속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후에 마음이 바뀌어 계약을 취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었다.
그와 같은 경솔한 투자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누구나 객관성 있게 건물의 가치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좋을 텐데..'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나 또한 합리적인 투자를 위한 믿을만한 도구가 필요했기 때문에 상대평가에 대한 개념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같은 가격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비교적 뚜렷한 목표의식이 바로 그 시작점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아파트를 매입한 경험은 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어떤 아파트를 살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돈과 빚을 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단 되는대로 사고 보자는 식의, 지금 보면 자본 증식의 투자 개념이라고는 1도 없는 대단히 용기 있고 아찔한 시기였다.
어쨌든, '지식산업센터'라는 건물은 외형적으로는 다양한 계획적인 형태(중정형, 타워형, ㄱ자형, ㄷ자형 등)를 띠고 있지만, 결국 내부에 들어가는 구분 호실들을 박스 형태를 띠고 있는 단순한 상품이다. 그 당시에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지식산업센터 분양 소식이 들어올 정도로 그야말로 '지식산업센터' 광풍이 불던 시기였고, 덕분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기였다.
확률을 높여나가는 게임
만약 내가 동일한 평형대의 두 '지식산업센터'를 매입하기 위해서 한 가지 조건만을 비교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어떨까? 만약 가치에 대한 정답이 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전체 가치의 1/10을 차지하고 있다면 내 선택에 따라 내 투자가 성공할 확률은 10%가 된다. 최소한 10%의 성공 확률을 확보한 셈이다.
예를 들면, 두 지식산업센터 가운데, 한 곳은 지하철까지의 거리가 100미터이고, 다른 한 곳은 500미터 라면 100m 거리 조건의 지식산업센터를 선택하면 성공의 확률은 올라가게 된다. 물론 지하철 조건만이 그 건물의 가치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가치의 구성비가 어느 정도냐의 문제가 되겠지만 해당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확실한 판정을 내릴 수 있다.
결국 최적의 평가는 이러한 평가요소들이 조금씩 모인 합에 따라서 그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론상 비교 조건 값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정확도는 점점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 만약 두 가지 조건을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동일하게 서울특별시 안에 있는 지식산업센터인데 하나는 문정지역 중심이라는 도시 거점지역에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도시 거점지가 아닌 일반 준주거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당연히 전자인 지역중심지에 위치한 건물이 가치가 더 높다.
이제 두 가지 조건을 맞추었기 때문에 확률은 20%로 높아졌다. 이제 제3의, 제4의 조건들을 계속해서 맞추어 나간다면, 최적으로는 100%에 근접하는 정답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적어도 건물의 성능에 대해서는 답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뒤에서 가성비에 대한 얘기를 다시 자세히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바보가 아닌 이상 좋은 제품을 싸게 팔 이유는 없다. 건물의 성능이 좋으면 당연히 가격도 비싼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확한 건물의 가치 스펙을 알지 못하면 가격의 적정성 역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방식으로 건물의 가치 평가 테이블이 확보가 되면, 건물의 분양가격이나 매매가와 비교하여 건물이 원래의 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나왔는지, 아니면 오히려 더 낮은 가격으로 나왔는지를 분석해 낼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서 기 준공된 건물의 가격과 비교를 잘 해 보면 신규로 분양하는 건물과 동일한 성능의 건물의 향후 가격 형성 범위도 예측을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집합건물을 상대평가하는 원리이자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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